상세페이지에서 소파 크기를 확인했고, 방 한쪽에 놓을 자리도 비워뒀습니다. 그런데 배송 당일 소파가 현관 모서리를 돌지 못한다면 방 크기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.

가구를 들일 때 필요한 치수는 두 종류입니다. 가구가 놓일 자리의 크기, 그리고 그 자리까지 들어오는 길의 크기입니다. 주문 버튼을 누르기 전 줄자를 들고 공동현관부터 방 안까지 한 번 걸어보세요.

가구보다 배송 경로를 먼저 적는다

측정은 방 문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. 배송기사가 실제로 이동할 순서대로 적어야 중간에 빠지는 곳이 없습니다.

공동현관 → 계단 또는 엘리베이터 → 층 복도 → 세대 현관 → 방 문 → 설치 위치

주차장에서 바로 들어오는 건물이라면 주차장 출입문이 첫 구간이 됩니다. 중문이나 방화문, 튀어나온 신발장 손잡이도 경로에 포함하세요. 눈으로 봤을 때 넓어 보이는 곳보다, 물건이 실제로 통과하는 부분이 기준입니다.

그리고 가구 자체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. 완성품으로 오는지, 다리나 문짝을 현장에서 분리할 수 있는지, 포장 상태의 크기는 얼마인지에 따라 필요한 공간이 달라집니다. 제품 페이지에 정보가 없다면 판매자에게 다음 내용을 물어보는 편이 빠릅니다.

  • 완성품과 포장 상태의 가로·깊이·높이
  • 현장에서 분해하거나 조립할 수 있는 부분
  • 계단 운반, 사다리차, 추가 인력이 필요한 조건
  • 반입이 어려울 때 발생하는 배송비와 반품비

한국소비자원도 온라인 가구 구매 전 제품 규격과 배송·반품 조건을 확인하도록 안내합니다. 치수만큼 비용 조건도 배송 전에 확인할 항목입니다. 한국소비자원 온라인 구매 가구 피해예방주의보

문틀이 아니라 문이 열린 자리를 잰다

현관문을 닫은 채 문틀 끝에서 끝까지 재면 실제 통과 폭보다 크게 나올 수 있습니다. 문을 평소처럼 끝까지 열고, 문짝과 손잡이를 제외한 빈 공간의 가장 좁은 폭을 재세요. 바닥 턱이나 위쪽 도어클로저처럼 가구가 걸릴 만한 부분도 같이 봅니다.

복도는 시작과 끝만 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. 소화전함, 난간, 배관함 때문에 중간이 더 좁은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. 시작·중간·끝을 재고 가장 작은 값을 기록하면 됩니다.

엘리베이터는 문과 내부를 나눠 봅니다. 문을 통과하더라도 안에서 가구 방향을 바꾸지 못할 수 있습니다.

  •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실제 폭과 높이
  • 내부의 폭, 깊이, 높이
  • 손잡이와 보양재가 차지하는 공간
  • 내린 뒤 처음 만나는 복도의 폭

모서리는 숫자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

직선 복도는 폭 하나로 대략 설명할 수 있지만, ㄱ자로 꺾이는 곳은 다릅니다. 가구를 세우거나 기울일 수 있는지, 천장 조명이나 난간에 닿지 않는지까지 봐야 합니다.

이런 구간은 억지로 통과 여부를 계산하기보다 사진을 함께 보내는 편이 낫습니다. 모서리 앞과 뒤가 한 화면에 보이는 전체 사진, 줄자의 시작과 끝이 보이는 사진, 손잡이나 턱의 근접 사진을 한 묶음으로 남겨두세요.

파일명에 순서를 붙이면 배송업체와 이야기할 때 찾기 쉽습니다.

  • 01-공동현관
  • 02-엘리베이터문
  • 03-엘리베이터내부
  • 04-층복도모서리
  • 05-세대현관

숫자를 모았으면 질문으로 바꾼다

치수를 표에 옮기는 것보다 배송업체가 바로 판단할 수 있는 순서로 보내는 편이 낫습니다. 경로별로 가장 작은 값과 방해물, 사진 번호를 한 줄씩 적으세요.

소파 포장 크기는 가로 ○cm, 깊이 ○cm, 높이 ○cm입니다. 공동현관부터 설치할 방까지 가장 좁은 곳은 세대 현관이며 유효 폭은 ○cm입니다. 현관 안쪽에 손잡이가 돌출돼 있고, 층 복도에서 한 번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. 사진 01~05를 함께 보냅니다. 분해 없이 반입 가능한지, 추가 비용 조건이 있는지 확인 부탁드립니다.

여기에 공동현관, 엘리베이터 문과 내부, 복도 모서리, 세대 현관, 방 문 순서로 실제 값을 붙이면 됩니다. 숫자가 없는 구간을 발견했다면 그곳만 다시 재면 됩니다.

다만 측정값은 “반드시 들어간다”는 보증이 아닙니다. 다음처럼 변수가 있으면 주문 전에 사진과 함께 판단을 요청하세요.

  • 가구와 통로의 치수 차이가 작을 때
  • 계단에서 가구를 세우거나 기울여야 할 때
  • 난간, 조명, 스프링클러와 닿을 가능성이 있을 때
  • 가구를 임의로 분해해야 할 때
  • 창문 반입이나 사다리차가 필요해 보일 때
  • 공용부 보양이나 이용 시간 규정이 있을 때

줄자로 확답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. 공동현관부터 방 안까지 가장 좁은 곳을 찾고, 모서리 사진을 붙여 배송 전에 답을 받을 질문을 만들면 측정은 제 역할을 다한 셈입니다.